그곳에서 본 것/무엇을 보았을까...

2023년 11월 17일 국립수목원 번개팅

박흥식 2023. 11. 20. 11:25

전등사에서 보지 못한 솔잣새가 국립수목원에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금요일이 마침 임시휴일이라서 보려 갈 수 있게 되었다. 나타나는 위치를 몰라 해설가에게 물어 보았더니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다. ‘잣나무 근처에 있겠지요.’라는 대답을 듣고 물어 본 내가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다. 야생화 단지 근처에 사람들이 있어 이곳에 있는가 확인을 해 보니 역시 이 사람들도 모르고 있었다. 열심히 멋쟁이와 양진이들을 찍고 있었다. 육림호쪽으로 가도 솔잣새는 볼 수가 없어 나도 양진이와 흰머리오목눈이등등 찍고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데 솔잣새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이동을 하였으나 잣나무 꼭대기에 높이 앉아 있는 것이다. 전에 잘 찍은 것이 있어 인증만하고 가려는데 이 놈들 잘 가라고 인사를 하듯이 머리 위로 내려앉아 물을 먹는다. 참으로 새를 잘 찍을 수 있는 것이 역시 운이 80%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. 이 날 기행에서는 원하는 모든 새를 볼 수 있는 운이 좋은 날이었다.

덤불 속에서 잘 나오지 않고 있다가 잠시 모습을 보여준 예쁜 굴뚝새...봄에 ‘call’이 정말 아름답지요.
붉은목지빠귀를 찍고 있는데 불쑥 나타나 주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나무발발이. 정말 발발거리고 다니는 놈이다. 이름을 정말 잘 지어 주었다.
역시 멋쟁이는 멋쟁이야. 요즘은 빈도리를 먹지 않는지 그쪽으로는 잘 가지 않는다. 전에 있던 곳은 또 엉뚱하게 만들어 놓았지.
생각지도 않는 붉은목지빠귀가 나타나 주었다. 지렁이 맛이 어떠니. 꿀맛이겠지.
상모솔새도 나타나 주어 자세를 잡아 주었고...그런데 나만 잘 찍었다고 하는군. 카메라가 좋아야지요.
우리가 보고 싶어했던 솔잣새...부리는 견과류를 잘 까서 먹을 수 있도록 진화되어 있지요. 그런데 어떻게 까서 먹을까?
먹이를 뿌려 주었더니 많은 쇠박새들이 와서 먹는다. 그런데 왜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. 최소한 손에 아몬드를 올려 놓았으면 앉아서 먹어야지.
멋진 양진이도 보았는데...잘 익은 수놈은 어디에 있을까?
주제도 모르고 거리를 정말 안 주는 콩새. 너무 사진이 어둠게 나왔지요.
다른 딱따구리는 안보이고 큰오색딱다구리만 열심히 나무속의 벌레를 잡아 먹는다.
올해 풍년이 흰머리오목눈이. 여기저기서 소식이 들이고 있다. 반가운 일이지요.